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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박근혜·아베 ‘한번 회담, 두개 브리핑’ 누가 맞나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청와대에서 단독·확대 회담을 합쳐 약 100분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이 ‘30분 구색 맞추기용 회담’을 가질 것이란 관측과 달리 만남이 길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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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당초 양국은 단독정상회담 30분, 확대정상회담은 1시간으로 예정했지만, 실제론 단독회담이 60분, 확대회담이 40분 정도 진행됐다. 양 정상이 군 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대화를 나눈 징후로 여겨졌지만 회담 후 표정은 밝지 않았다. 양측은 공동 오찬은 물론 공동기자회견을 갖지 않았다. 각자 브리핑을 했고, 강조점도 달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정문에서 짙은 색 정장을 입은 아베 총리를 밝은 표정으로 맞이했다. 아베 총리는 본관에 들어선 후 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내각 총리대신 아베’라고 서명했다. 두 정상은 미소를 띤 채 악수를 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5분부터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위안부 문제를 주의제로 하는 단독회담은 모두 발언도 취재진에게 공개되지 않은 채 당초 예정시간인 30분을 넘겨 60분 정도 진행됐다. 한국 측에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일본 측에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副) 장관,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 국장 등 양측 3명의 핵심인사들이 배석했다.

두 정상은 오전 11시5분 단독회담을 마친 후 곧장 장소를 집현실로 옮겨 11시7분부터 45분까지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갔다. 확대회담 배석자는 양측 9명씩으로 늘어났으며, 단독회담과 달리 회담 모두발언이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일본에도 한·일관계는 진실과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는 성신지교(誠信之交)를 말하는 선각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외교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이 말한 선각자는 일본 에도(江戶)시대 외교관인 아메노모리 호슈(雨森芳洲)로, 임진왜란을 대의명분 없는 살상극으로 규정하고 한·일 간에는 속이지 않고 다투지 않으며 진실을 가지고 교류해야 한다는 ‘성신지교’를 주창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과거보다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양측은 회담 후 오찬이나 공동기자회견을 갖지 않았다. 브리핑도 따로 했다. 양측은 핵심 현안인 위안부 문제를 놓고 “가능한 한 조기해결 협상 가속화”라고 공통된 의견을 밝혔지만 나머지 현안에 대해선 강조점이 달랐다.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외한 다른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언급 없이 자리를 떴다. 이어 안종범 경제수석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경제협력 협의사항만 브리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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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반면 아베 총리는 회담 후 일본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뒤 미·중간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재판 등이 두루 언급됐음을 밝혔다. 청와대 브리핑에선 빠진 내용들이다. 이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갖고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행동은 국제법에 합치한 것”이라는 아베 총리 발언을 소개한 뒤 “박 대통령이 일본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거리를 뒀던 박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는 브리핑이다.

결과적으로, 양국이 하나의 회담을 하고도 ‘따로 브리핑’을 통해 서로 이해관계에 맞춰 ‘하고 싶은 말’만 한 꼴이다. 현안에 대한 양측의 인식차가 크고, 양국관계의 갈 길이 먼 것임을 보여준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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