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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5천600억, 호남 1천200억 증액…野 "목표보다 적다" 볼멘소리도

여야 지도부·예결위원 등 '실세예산' 증액 사례 많아

'쪽지예산'은 여전…'카톡예산' 새 흐름 대세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이신영 기자 = 국회가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여야의 텃밭인 대구·경북(5천600억원)과 호남(1천200억원) 지역 예산으로만 6천800억원을 늘려 확정한 것으로 3일 집계됐다.

매년 국회 예산안 심사과정에 지역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관례화돼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이 각자의 텃밭인 지역을 경쟁적으로 챙긴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야당에서는 대구·경북 증액규모다 애초 목표치와 비교할 때 호남의 증액폭이 지나치게 작은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야 '텃밭예산 챙기기' 경쟁 = 국회가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한 새해 예산안을 보면 총규모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비해 3천억원 줄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지역예산은 어느 해보다 증액규모가 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대구·경북의 SOC 예산 중 울산-포항 복선전철 사업비는 당초 정부안에는 3천639억원이 반영돼 있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 300억원이 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사업비가 과도하게 증액됐다며 감액을 주장했지만 포항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과 김천이 지역구인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이 2018년 개통을 명분으로 증액을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영천-언양 고속도로 건설 사업비도 경부고속도로 교통정체 조기 해소를 명분으로 정부안(733억8천200만원)보다 175억원이 증액됐다.

포항영일만신항인입철도도 정부안(473억원)보다 100억원 늘었고, 대구선 복선전철도 70억원 부풀려졌다.

애초에 정부 예산안에 없었던 포항-영덕 고속도로건설(영일만 횡단구간) 사업도 20억원이 새로 잡혔다.

호남에서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콘텐츠 및 운영비 예산이 80억원이 증액돼 573억원으로 최종 책정됐다. 또 당초 정부원안에 전혀 포함되지 않아 '호남 홀대론'의 대표적 사례가 됐던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산은 20억원이 신규 배정됐다.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사업은 정부안 250억원에서 2배인 500억원으로 최종 증액됐다. 그럼에도 당초 1천750억원 증액을 요구한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광주-목포)에 250억원, 군장산단 인입철도 건설에 100억원, 광주-강진고속도로에 72억원,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50억원이 각각 늘어난 것도 대표적인 지역예산 증액 사례다.

◇곳곳에 여야 지도부·예결위원 등 '실세예산' = 이처럼 예산이 늘어난 SOC 사업 중에는 여야 지도부나 예결위원과 관련된 사업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산지식산업지구 용수공급시설사업은 당초 정부안에 편성되지 않았지만 20억원이 신규 배정됐고, 경산4산단진입도로사업도 9억원 증액됐다.

여당내 유일한 호남출신 의원으로 '예산폭탄'을 호언했던 이정현 의원은 지역구인 순천에 파출소 신축예산 및 순천대 보수사업을 비롯해 각종 지역시설 예산으로 34억5천만원을 새로 챙겼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평택에 정부안에 없던 파출소 2곳 신축 예산으로 7억6천700만원을 유치했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의 지역구가 관련된 고로-우보 국도건설사업도 당초 정부안에는 편성되지 않았지만 6억원이 신규 배정됐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이 포함되는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 사업 예산으로 150억원 증액됐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해당 사업은 문 대표와 하등 상관이 없는 예산"이라며 "우리 당 예결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감액을, 현재 사상구 지역위원장인 배재정 의원이 정부안 고수를 요청했으나 최종 증액은 새누리당과 부산시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경기 안양 석수역 주변 하수관로 정비 및 하수박스 설치 사업에 정부안보다 10억원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예결위 간사 안민석 의원은 지역구 경기 오산시와 평택을 잇는 평택-오산국도건설 예산으로 2억원을 증액했다.

◇'쪽지예산' 구태 여전…이젠 '카톡예산'이 대세 = 매년 예산심사 때마다 논란이 됐던 '쪽지예산' 관행도 여전했다는 지적이다.

예결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전에 비해서 상당 부분 심사과정이 투명해졌다고는 하지만 크게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쪽지예산'은 올해라고 특별할 게 없다.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예년에는 예결위원장이나 여야 간사에게 쪽지가 집중됐다면 요즘은 예산안조정소위에 참여하는 의원별로 지역을 분담하면서 소위원들에게 들어가는 민원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밝혔다.

특히 예전에는 말 그대로 '쪽지 형태'로 지역구 민원이 예결위원들에게 전달됐지만 최근엔 카카오톡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예산민원이 대세를 이뤘다는 말도 나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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