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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진공 이사장 특혜채용 관련 “최경환이 살아야 너도 살아···그럼 알지?”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ㆍ9월 채용의혹 불거진 직후 ‘검찰 진술 말라’ 회유·압박

ㆍ“부총리 측서 무혐의 처리 약속…기재부·청와대도 관심”

지난 9월 국정감사 때 최경환 경제부총리 측 인턴을 지낸 황모씨의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지자 임채운 현 중진공 이사장(58)이 2013년 황씨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였던 ㄱ씨를 수차례 회유하며 최 부총리가 무마해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이사장은 ㄱ씨와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부총리실에서 처리를 도와줄 것” “최경환의 힘을 가지면 해결을 할 것”이라며 최 부총리와 관련된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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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씨는 지난 7월 감사원이 중진공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할 때 유일하게 실질적인 징계 처분(정직)을 받았다. 그는 현재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감사원 보고서 내용만 진술케

임 이사장은 지난 10월22일 저녁 ㄱ씨를 직접 만나 최 부총리 측근 특혜 채용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14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두 사람의 대화 녹취파일을 보면 임 이사장은 ㄱ씨에게 “(최경환) 부총리에 대해서도 ㄱ○○을 살려야 한다. 내가 (부총리실에) 최종 통첩을 했다. ㄱ○○이는 무혐의다”라고 말했다.


그는 ㄱ씨에게 “너도 지켜줘야 해. 아는 것만 얘기해. 감사원 보고서에 있는 거. 책임은 (박철규 당시 이사장에게) 다 올리고. 최 부총리가 살아야 사는 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만난 날은 검찰이 황씨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10월20일 중진공 본사를 압수수색한 직후였다. ㄱ씨는 황씨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로, 검찰의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혔다.

임 이사장의 말은 ㄱ씨에게 최 부총리와 관련된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7월 발표된 감사원 보고서에는 황씨 채용 과정에 대한 최 부총리의 개입 여부에 대해 “외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만 언급돼 있다.

■ “너도 최경환 보호해야 한다”

임 이사장은 ㄱ씨에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오도록 해달라고 최 부총리 측에 요청했고, 최 부총리 측도 그렇게 해주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려면 ㄱ씨도 최 부총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부총리나 기재부가 너한테 연락할 수 없다. 오해가 되니까. 그래서 내가 대신 전달하겠다. ‘ㄱ○○이는 무혐의다’ 했다. ‘내가 전달하겠다’ 했다”면서 “그 대신에 ㄱ○○이도 지켜줘야 해”라고 말했다. 그는 “최경환이 힘이 있으면 해결을 하는 것이고, 최경환이가 데미지 입으면 흔들리는 것. 그것만 알아라”고 말했다.

임 이사장이 “내가 오늘은 나올 땐 특별한 이유가 있고. 내가 양쪽에 다 얘기했어. 책임지라고”라고 말하자 ㄱ씨는 “양쪽이라는 게?”라고 물었다. 이에 임 이사장은 “(부)총리하고 기재부”라며 “ㄱ○○이는 최경환 보호해야 된다. 최가 힘이 있어야 우리 지켜준다”고 거듭 말했다.

임 이사장은 “최후통첩 했어. 최경환이는 너한테 전화 못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어서”라며 “부총리랑 기재부는 내가 다 얘기했고. 내가 오늘 ㄱ○○이 만나러 올 때 내가 그게 왜 그런지 알아? (당신을) 살려주고 싶은 거야. 내가 개런티 한다. ㄱ○○이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최경환이는 실세야. 살아 있어”라는 말도 했다.

임 이사장도 이날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 대화 중간에 “녹취 안 하지?”라고 묻기도 했다.

■“BH도 관심을 갖고 있다”

임 이사장은 10월22일 전에도 ㄱ씨를 최소 두 차례 만나거나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장은 9월25일 ㄱ씨에게 “어려운 고비 잘 견뎌달라. 희생에 대해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임 이사장은 이날 ㄱ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총리실에서 처리를 도와줄 것이며, 국감 증인 출석 안 해도 무방하다. 약속한 명예회복 등은 꼭 이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날은 국회가 황씨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9월21일 중진공 박철규 전 이사장과 김범규 전 부이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직후였다. 임 이사장의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용은 ㄱ씨에게 국감에 출석하지 말도록 설득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10월8일 김 전 부이사장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국감에서 박 전 이사장이 최경환 의원실을 다녀온 뒤 원래 불합격이던 황씨가 합격 처리됐다고 말했다. 1주일 뒤인 10월15일 임 이사장은 ㄱ씨와 서울지하철 3호선 교대역 인근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 이사장은 ㄱ씨에게 “기재부에서 협조할 것이고 BH(청와대)도 이 건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범규가 무리수를 뒀다”는 취지로 말했다.

임 이사장과 ㄱ씨의 대화 내용과 관련해 최경환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는 중진공 측과 전혀 만난 바가 없고, 임채운 이사장이란 이름도 처음 들었다”면서 “왜 자꾸 부총리 이름을 들먹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임 이사장 측에도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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